본문 바로가기

잡다/일본취업

일본 IT취업 젊은이들의 어제, 오늘, 내일

일본 IT취업 젊은이들의 어제, 오늘, 내일  

제목을 달고 보니 참 거창하기는 하지만 평소 관찰하고 느끼고 고민한 것을 정리하고자 한다. 오늘날 세상에 가장 부족한 것은 '희망'이 아닌가 한다. '희망'이 없다는 것은 '내일'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20대나 30대초반의 젊은이들에게 이 '내일'의 의미는 그 이하 연령의 소년소녀들의 그것과 그 이후의 중장년들의 그것과는 의미가 다르다.

많은 젊은이들이 방황하고 좌절하고 고민한다. 특히 한국의 젊은이들은 방황한다. 불안해한다. 그들의 미래의 모습은 30대후반, 40대, 50대 선배들의 삶이 불안해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40대로 명이 끝나는 직장인의 수명, 결코 기대할 수 없는 노후 특히, 연금제도. 이놈의 연금제도는 벌써 파탄의 징조를 나타내고 있다. 일본이건 한국이건 연금제도는 파탄할 수 밖에 없다. 인구동태를 보면 명약관하하다. 그런데도 정부는 국민들에게 강요한다. 속셈은 내일의 불안요소를 줄이는 것보다 오늘의 재정을 확보하는 것이다. 즉 국가가 국민을 속이고 미래로부터 차용하는 것이다. 결코 갚을 수 없는 빚이다. 오늘의 주제에서 벗어남으로 이만하고 우리들 젊은이들의 이야기로 돌아가야겠다.

일본IT취업이라는 현상의 주인공들의 모습을 살펴보면 많은 것이 보인다. 한국의 청년실업문제와 한국정부의 대책, 일본의 인재공급전략의 변화 - 그들의 속셈, 일본이라는 외국에서의 한국인의 위치(적어도 최근 일본에 들어온 사람들), 일본과 주변국과의 관계 등등...

이미 일본에 와서 취업하고 있는 젊은이들에 한정해서 야그를 하고자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 글의 일관성이나 범위가 정해지지 않기 때문이고 밤새 글을 써도 모자랄 것이기 때문이다.

이 한국의 실업문제는 그들의 '어제'다.


한국의 실업은 채용할 회사의 수가 극도로 적다는 것을 의미하고 그 회사들의 대부분은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을 수용할 만한 수준의 일을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

대학이상의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들어가서 일할 만한곳은 그리 많지 않다. 대기업과 그 대기업에 붙어서 살아가는 소위 '협력업체'정도일 것이다. 나머지는 거의 프리랜서와 같은 형태로 일할 수 밖에 없다. 이 청년실업은 대기업중심의 경제발전의 문제점이고 구조의 편중이 낳은 결과다. 그리고 대학이 필요이상으로 많다는 편중이 낳은 결과이기도 하다. 기형적인 사회구조에서 그 원인을 찾아야한다. 이조때부터 문과출신 즉, 과거급제해서 출세하는 모델이 여전히 한국의 성공모델로 자리잡고 있다. 그래서 능력이 있건 없건 적성이 맞건 그렇지 않건, 무조건 대학에 진학하려고 한다. 부모에게 등을 떠밀려서 전문대학에 가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평균적으로 볼 때 대학교육을 받을 학력이 없고 불루칼라가 제격인 수 많은 젊은이들이 대학에 진학함으로써 대량의 고등실업자가 발생했다. 이것은 분명한 교육정책의 실패다.

소형 혹은 영세 공장에서 일하는 외국인 불법노동자의 수가 50만명을 육박한다고 한다. 그 일들중에서 고졸학력의 사람들이 만족하며 할 수 있는 일도 모르기는 몰라도 1/3은 될 것이다. 지금 대학을 나온 수 많은 젊은이들이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일찌감치 산업계에 뛰어들었더라면 고등실업자문제는 애초에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세계의 굴뚝 중국의 등장이라는 면과 연계해서 중소기업의 경쟁력과 임금구조를 고려해야만 공정한 야그가 되겠지만 여기서는 이쯤해두겠다.

지방대학과 전문대학의 출신자들이 일본에 오는 젊은이들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최근에는 점차 서울에 있는 명문대학 이름이 이력서에서 자주 볼 수 있는데, 이는 청년실업문제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는 증거다. 대학의 문을 나서자마자 실업이라는 잔혹스런 겨울바람을 맞는 젊은이들 못지 않게 이미 취직한 경험이 있더라도 그들이 일할 곳을 잃어버린 젊은이들도 많아지고 있다. 청년들이 국가의 장래하고 할 때 한국의 장래는 어둡기 그지 없다.

이곳에 와있는 젊은이들에게는 대단히 죄송한 표현이지만 혹자는 그들을 '패자부활전'에 나선 선수들이라고 부르곤 한다. 한국에서의 경쟁에서 지거나 지쳐서 어쩔 수 없이 일본에 오게 되었다는 말이다. 틀린말은 아니다.

물론 젊은이들만이 이 '패자부활전'에 참가하는 것은 아니다. 소위 한국에서는 한물간 베테랑기술자들이 나이먹어서도 일할 기회가 주어지는 일본으로 건너오기도 한다. 적어도 기술자로서는 오랫동안 일할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 멸시나 조롱을 받지도 않는다. 물론 그들에게는 일본어의 벽은 더 크고, 리더가 아닌 평범한 멤버로 일해야한다는 제약조건이 있기는 하지만 가정을 돌볼 가장으로서 수입을 얻을 일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한국보다는 훨씬)많이 있다.

이 '패자부활전'이 일본IT취업 젊은이들의 '오늘'이다.

불행하게도 '패자부활전'의 무대는 태어난 나라 '조용한 아침의 나라 한국'이 아니라 '빈곤한 선진국 일본'이다. 그것도 IT라는 3D업종이다. 쉽게 말하자면 일본사회의 하부구조를 지탱하는 일이 경기의 내용이다. 작년까지는 적어도 이 '패자부활전'이 널널했다. 그리 어렵지 않게 승자가 될 수 있었다. 누구나 경기에 나가기만하면 적어도 패자가 되지 않는 독특한 경기였다. 그러나 이것이 급변했다. '패자부활전'의 무대가 좁아지고 그 수가 줄어들어버렸다. 더 이상 경기에 나가는 것만으로는 승자가 될 수 없게 되었다. 그 무대의 상당수가 일본인 젊은이들의 몫으로 돌아갔다. 내새끼들을 더 우선시하는 것을 가지고 일본정부나 일본기업을 원망할 수는 없는 일이다. 더구나 최근 일본으로 건너온 새내기들은 명함조차 내밀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오늘'이 너무 가혹하게 다가오고 있다. 2년전까지 일본에 와서 자리잡은 선배들에게는 당분간 일이 주어지겠지만 파이트머니는 줄어들 지 모른다. 어쩌면 '패자부활전'은 이제서야 그 막이 올라갔을 지 모른다. 보다 뛰어난 기술자들과 그렇지 못한 그룹으로 양분되게 될 것이다.

이 '패자부활전'의 2라운드가 시작되었다. 더 긴장스럽고 초조한 경기다. 시작을 알리는 공소리에 귀가 멍멍하다.

수 많은 젊은이들이 고민한다. 여기서 계속 살 것인가? 한국으로 돌아갈 것인가? 그러나 현실적으로 한국으로 돌아갈 기회는 많지 않다. 다시 실업자가 될 가능성이 훨씬 높은 쪽을 선택하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기술자로서 경력을 쌓아갈 것인가, 아니면 다른 직업을 선택할 것인가?'도 고민의 하나다. 그러나 기술자의 수입과 다른 직업에서 얻을 수 있는 수입의 차이는 크기 때문에 다른 직업을 선택하는 것은 이 일에 적성이 없거나 이 일에서 여러번 실패를 맛 본 사람들의 몫이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다른 선택의 여지는 없다. 왜냐하면 이 일본사회가 다른 일을 맡기려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IT이외에 인력부족이 심한 곳은 단순노동을 제외하면 '간호사', '개호사'와 같은 노인들에게 봉사하는 지식노동자들이다. 그러나 이 분야는 일본의 국내 검정시험을 통과해야하는 장벽이 놓여있고, 일 자체가 사람을 상대하는 것이라 IT보다는 훨씬 고도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본수상이 필리핀에 가서 필리핀간호사의 일본취업을 약속했다고 하더라도 실제로는 불가능한 이유가 상기와 같은 것이다. 이 '간호사'의 해외취업은 최근에는 미국쪽이 활발하지만 영어력이 딸려서 결국 필리핀출신간호사들보다 못한 대우를 받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IT분야 다음으로 한국출신 간호사들이 일본에서 취업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리라고 생각한다. 시간은 좀 더 걸릴지 모르겠지만 수요가 커지면 일본에서도 취업의 장벽을 낮출 것이다.

아뭏든 이곳에 온 IT기술자들의 전업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보면 되지만 오갈때가 없어지면 눈높이를 낮추더라도 다른 선택을 해야할 것인데 비자발급이 하나의 해결해야할 과제가 될 것이다.

이들의 '내일'을 언급하기 전에 IT기술자들의 오늘을 다른 측면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일본에서 일본고객을 위해서 일하는 한국기술자들은 어디 소속인가? 일본국적을 취득하지는 않을 지라도 여기서 일을 얻고 봉사하며 세금을 내고 사는데 그 의식적인 면에서 '시민'은 되고 있는 것인가? 대답은 'No'다. 일본에 살고 있고 일하고 있지만 그들은 여전히 한국국적의 '한국시민'으로 생활하고 있다. 사실은 이것이 문제의 본질이다. IT기술자의 대부분이 소의 '한국계(한국국적의 경영자가 경영하는 기업, 직원의 대부분이 한국국적인 회사)'에 소속되어 파견업무를 하고 있다. 이 '한국계'회사는 그 소속된 기술자들로부터 '흡혈귀'니 '착취'니 하는 비난을 받아가면서 한국 젊은이들의 '패자부활전'의 무대를 1차적으로 제공하는 매개체이다. 일본과 한국사이에서 가교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흡혈기'라고 비난을 받더라고 이 한국계파견회사들이 없었더라면 3000명에 가까운 한국기술자들의 취업은 거의 불가능했을지 모른다.

왜 일본에 와서까지 '한국계'회사에서 일하려 하는가? 여러가지 이유가 있고 여기서는 밝히기 어려운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것은 그것이 편리하기 때문이다. 파견되어가서 일하는 현장에서는 일본어를 사용해야하고 작문도 해야한다. 그러나 월급도 상대적으로 적고 까다로운 일본직장새활보다는 적어도 정신적으로는 편안한 선택이다. 이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불행하게도 젊은이들의 대부분이 파견이 아닌 일반적인 형태의 직장생활을 경험할 기회가 없다. 직장예절이나 복잡한 인간관계 속에서 살아갈 환경에 있을 기회가 전무하고 앞으로도 그렇다. 급여등의 조건이 좋던 나쁘던 일본회사에서 근무한다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다. 엄청난 스트레스를 감당해야한다. 일반직이라면 늦게까지 일하는 것이 보통이고 잔업비도 안 나온다. 파견이니 그나마 잔업수당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 편리함때문에 일본기업에 들어간다는 선택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급여도 많고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적으며 일 외에는 한국에서와 다름없는 생활을 할 수 있는 이 '파견'직은 굉장히 편리하고 안락한 것이다. 싫은 업무도 현장이 바뀌면 안 해도 된다. 보기싫은 일본인 현장감독도 현장이 바뀌면 사요나라다. 원하면 한달 무급휴가를 즐길 수도 있다. 참 편리하다.

이렇게 말하면 일본직장생활을 경험하지 못한 기술자들은 반발할 지 모르겠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일본의 직장생활은 쉽지 않다.

한 마디로 말하자면 일본사회에 깊숙히 들어가 적응하고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일본과 일본사회, 그리고 일본인들을 더 잘 알게 될 수 있는 기회를 놓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그들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미래를 어둡게 만드는 본질적인 요소가 된다. 일본에서 몇 년일하다보면 가족이 생기고, 가족이 생기면 부초처럼 떠돌아다닐 수 없게 된다. 닻을 내려야 한다. 닻을 내린다는 것은 급여의 많고 적음을 떠나서 한 회사에 소속되어 안정되이 그리고 사회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한 이유로 인해서 그들이 그런 생활을 원할 때 그런 기회를 부여받을 수 있는 사람은 5%도 안 될 것이다. 그렇게 하고자할 때가 되고 나서 비로서  일본사회와 너무나 떨어져 살아온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면접에 응해본다. 그러나 쉽게 합격하지 못한다. 동일한 경력연수를 지닌 일본인들과 비교해볼 때 '일본적인 요소'가 너무 없다. 일본을 너무나 모른다. 지식적으로나 감각적으로나 너무나 뒤떨어진다. 경력에 걸맞는 생활감각 특히 직장생활감각이 없고 일본회사가 요구하는 기능/지식/총명함의 수준에 미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와 같은 것은 장기적인 전망과 경력관리없이 단기적인 금전적 유혹을 우선시하고 편리함을 더 누렸기 때문이다. 당연한 일이기는 하지만 문제는 그것을 일깨워주는 사람이 너무나도 적다는 것이다.

미래는 그리 밝아보이지 않는다. 기대수준과 눈높이를 낮추어 살기에는 일본이 한국과 비교해서 썩 매력적인 곳이 아니다. 그래서 오늘이 아닌 내일을 위해 준비하는 것이 가치없이 보일 수가 있다. 이것이 젊은 기술자들로 하여금 일본사회에 깊숙히 파고들고자 하는 동기를 억제하고 있다. 엔화가 약세는 단기적인 수입을 더 가치있게 생각하는 젊은이들에게는 일본에서의 장기적인 계획이 어리석다고 여기게 만든다. 맘은 여전히 한국에 두고 있고 몸만 일본에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마지막으로 '미래'에 대해 야그해보자.

미래에 대해 예측을 하거나 점치는 것은 빗나갈 확률이 높다. 세상의 변화가 심하고 보이지 않는 외부요인이 많기 때문이지만 상기와 같이 아는채를 했으니 조금은 도움이 되는 말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미래를 이야기 하고 대책을 제시하기 전에 현실상황과 근미래에 대해 정리해보자.

1. 인구변화, 즉 급속한 노령화와 저출산율이 지속될 것이며 그로인해 일본은 현재의 경제력을 유지하기 우해서 외부에서 인력을 공급받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나  IT와 같이 외국으로 일을 보낼 수 있는 분야는 점점 그리할 것이므로 IT분야의 인력수요는 반드시 늘어난다고는 볼 수 없다. 앞으로도 취업환경이 좋아질 것으로는 예측하기 힘들다.

2. 간호사와 같은 노령화사회에 필요한 인력이 필요하나 보수적인 의료업계에서는 쉽게 외국인 간호사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고 국가시험을 통과하는 것도 쉽지 않다. 그러나 IT다음으로, 아니 더 심각하게 인력이 필요한 분야이다. 수년후를 바라본다면 간호사 혹은 특별한 기능을 가진 인력이 일본에서 취업하게 될 것이다.

3. '한국계' 파견업체에서 상대적으로 편리한 생활을 선택한 젊은이들의 장래는 밝지 않다. 진정한 경쟁력은 상대를 일본사람으로 했을 때 평가할 수 있다. 보다 일본사회에 파고들어야 한다.

4. 한류, 과거 20년간에 걸친 일본정부의 유학생유치노력, 한국의 실업문제가 많은 젊은이들을 일본땅으로 오게 하는데 기여했다. 그러나 그것은 청운의 꿈이 아니라 '패자부활전'이었다. 그리고 그 '패자부활전'은 이제부터가 진짜다.

5. 한국계 파견업체나 기술자들 본인이나 일본사회에 대해서 너무 모른다. 일본사람들이 외국인 기술자들을 파견직원으로 쓰는 동안 그들은 2년동안 착실히 일본젊은이들을 키워왔다. 이제 외국인 기술자들의 기회는 줄어들었다. 일본인들, 일본정부, 일본기업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이 없다. 그래서 갈팡질팡한다. 한국정부의 책임이 크다.

암담하기 짝이 없다. 너무나 어두은 면만을 여기서 강조했는지 모르겠다. 현실을 냉정한 것이므로 냉정히 보는 것이 약이 될 것이다.

이제 조심스럽게 미래를 가꾸는 방법에 대해서 야그해보도록 하겠다. 오늘 하고싶은 가장 중요한 말이다.

1. 일본에 오게 된 동기는 어찌됐든, 그리고 언젠가 한국에 돌아갈 지 모르지만 온 이상 여기서 승부를 봐야한다. 만족스러울 때 돌아가든 남든 하면 된다.

2. 장기적인 계획과 목표를 세워야 한다. 돈을 많이 모은다는 목표는 도움이 안 된다. 일을 지속하면 수입은 확실히 불어난다. 기술자로서 자기경력을 키워나갈지 다른 가능성을 키울지를 일하는 동한 결정해야 한다.

------------------------------------------------------------------------------------------

전편<1/2>을 많은 분들이 읽어주셨는데 그 중에는 이미 일본에 와있는 젊은분들이나 지금 연수기관에서나 독자적으로 준비하는 젊은분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전편은 쉬지않고 단번에 써내려갔다.

이 후편은 미래편이다. 미래는 예측하기 힘들다. 예측하는 것 자체가 의미없는 것일지 모른다. 그래서 여기서는 예측보다는 앞으로 어떻게 해나갈 것인가하는 측면에서 방향을 제시해볼까한다.

미래편이므로 당연히 희망과 비전에 대하여 이야기해야한다. 실제로 이곳에 와서 10년이상 일해온 기술자분들이 바라는 것은 더 많은 급여보다는 이 '비전'이라는 것이다. '비전'이란 다른 말로 하면 '내가 있을 자리' 포지션과 그 역할이라는 것이다. 피터 드러커 식으로 말하자면 이 '포지션=자리매김' 과 역할이 주어질 때 사회의 일원으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다.

이번글의 주요 내용과 흐름은,


   - 이글을 통해서 젊은이들에게 이야기해주고 싶은 기본 가치

   - 일본의 특성과 대응법

   - 내일의 모습 예측

   - 내일의 희망과 비전에 대하여

이다. 긴 글이 될지 모르지만 끝까지 읽어주시면 감사하겠다. 일본어를 한 마디도 못하던 20대중반 젊은이가 20년간의 경험, 고뇌, 문제해결를 통해 얻은 일종의 지혜니까 말이다.

이글을 통해서 젊은이들에게 이야기해주고 싶은 몇 가지 기본적인 가치

이글을 통해서 젊은이들에게 이야기해주고 싶은 몇 가지 기본적인 가치는 다음과 같다.

첫째,  "오늘의 행동이 내일을 결정한다"라는 입장이다. 실행하지 않으면 내일은 없다.

둘째, 탁월함은 타고난 것이 아니라 몇 가지 기본적인 자세를 익힘으로써 가능해진다는 개념이다<피터 드러커>. 계속적인 자기 개혁을 통해서 인간은 더 높은 경지로 다가갈 수 있다는 믿음 또한 이 글의 바탕에 깔려있다.

세째, 성실함은 그 어떤 능력보다 우선되는 가치라는 생각이다<피터 드러커>. 영리한 것보다, 명문대학을 나온 것보다, 기술적으로 우위에 있는 것보다 카리스마라는 것보다도 성실함은 가장 가치있는 능력이다.

네째, 시간가치. 시간은 모두에게 똑 같이 24시간 주어져있으며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원이다. 특히 젊은이들에게 시간은 결토 낭비해서는 안 되는 자산이다.

다섯째, 기술과 지식의 전문성유지와 그 활용의 다양성의 수용의 필요성이다.

기술자로서 살 때 그 무대는 일본일수도 중국일 수도 있다. 언제 어디서나 통하는 인재가 되어야 한다. 편견을 버리고 다양한 인종, 다양한 방법, 다양한 표현에 익숙해지고 또한 활용해야 한다. 일본어 공부에 매일 1시간 이상 투자하고 영어도 무시하지 말라. 일본어는 필수, 영어나 중국어도 필수적인 시대다.

여섯째, 자기마케팅능력의 개발과 활용이다. 뛰어난 커뮤니케이션능력은 자신의 값어치를 배가시켜준다. 드러내서 설명할 수 없는 기술/능력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자기가 가진것을 진실하되 조리있게 듣는 상대의 입장에서 무엇을 듣고 싶은가를 파악하고 정확히 말하라. 당신의 면접결과가 달라질 것이다. 한, 두마디로 "....개발했습니다"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일곱째, 긍정적인 생각은 기회를 늘려주고 부정적인 생각은 기회를 갉아먹는다. 자신의 강점을 파악하고 그것을 활용하면 성공은 가깝다.

마지막, 건강관리는 모두 당신의 책임이다. 아무도 생각해주지 않는다. 꾀를 부리고 잔머리를 써도 되는 유일한 것이 이 건강관리이다. 이것 외에는 잔머리를 굴릴 생각을 하지 말라. 일본에서는 안 통한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자. 일본IT취업 젊은이들의 내일을 감히 전망해보고 몇 가지 도움이 되는 것을 제언하고자 한다.

추상적 개념만을 늘어놓아도 별 도움이 되지 않을 테니 될 수 있는대로 구체적이면 쉽게 글을 전개해보겠다.

일본의 특성과 대응법

우선 그대들의 활동 무대인 일본이라는 사회의 특징 에 대해서 야그해보자.

                                               - 특징 1 -

일본은 19세기까지 즉 고대, 중세, 근대사회에 이르는 동안 주변 각 대륙, 반도, 섬들로부터 다양한 인종의 인간, 문물, 사상, 종교가 이르른 곳이다. 유럽이나 서아시아의 문명이 실크로드를 타고 중국대륙, 한반도를 타고 들어왔고 근세에는 서양의 팽창주의에 따라 해양을 통해서도 다양한 문물이 전래되었다. 섬이라는 특성상 외부로 그들의 문물이 퍼져나가는 일은 거의 없었다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것은 그런 따분한 문명론이나 역사에 관한 것이 아니라, 바로 일본이라는 섬나라가 다양한 문화의 종착지였다는 것이다. 새로운 문화를 만들 필요없이 그들은 이미 전해받은 것들을 단순화하고 더 세련되게 하는 것만으로 그들의 필요를 채울 수 있었다. 언어가 그랬다. 자모음이 하나로 결합되어 있는 히라가나(가다카나)는, 분리형인 한글이나 알파벳보다 단순하고 발음하기 편하다. 복잡한 발음은 사라졌다. 반도체와 정밀기계와 같은 것들, 특히 소형화/미세화해야하는 것들은 직선과 같이 단순화의 원리가 없었더라면 실현불가능했을 것이다. 직선이나 직선으로 이루어진 것 만큼 효율적이며 조합이 쉬운 것은 없다. 인간 조직에 있어서도 단순화/균일화된 것은 그 크기에 상관없이 조합을 만들어내기가 쉽다. 효율성이란 단순화를 통해서 얻어진다. 한국은 자연미를 살리는 문화다. 집을 지어도 기둥이 다소 울퉁불퉁한 채로 둔다. 그러나 일본의 전통가옥의 기둥을 보면 곧은 것이 많다. 반듯하다. 비약일지 모르나 자연그대로 혹은 곡선의 문화를 소유한 한국은 역동성은 있으나 화합하기 어렵다. 울퉁불퉁한 물체를 조합하는 일은 쉽지 않다. 일본의 이 단순성이 일본문화의 첫째 특성이다. 건축물이나 논밭을 보더라도 가리런히 잘 정리되어 있다. 꾸불꾸불한 것은 없다. 직선적이다. 자연그대로의 형태보다 극단적으로 단순화시킨 재료, 건축물이 많다. 주의 깊게 동경거리를 거닐면서 주의깊게 살펴보면 곡선미를 살린 것을 찾기가 힘들다. 쿄토에 가서 옛 유적들을 살펴봐도 곡선미가 넘치는 것은 찾기가 힘들다. 나라시대의 건축물은 한국의 영향을 받아 약간 곡선적인 것이 나타나 있다.

           이로부터 일본에 적응하기 위한 하나의 원리를 도출해내자면, 자기자신과 자기가 하는 일을 단순화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단순화 시키면 주위와 조화시키거나 팀의 일원으로서 일하기가 쉽다. 울퉁불퉁한 자기의 모습을 단순하게 알기 쉽게 만들라. 정직은 자신을 단순화 시키는 최고의 기술이다. 경력을 부풀리거나 없는 것을 있다고 하거나 과장해서는 안 된다. 그런 울퉁불퉁한 것은 수용되지 못한다. 자신을 세련되게 만들라. 직선은 잘세 잘라도 직선인 것처럼, 자신을 단순화 시킨 사람은 겸손의 미덕을 알고 자신의 한계를 알 수 있다. 그러면 다른 어떤 것과도 조화시키기 쉬워진다. 늦은 봄에 시작되는 각 지역의 마쯔리를 보라. 상당히 단순하다. 단순하기 때문에 누구나 똑 같은 몸짓을 하며 행렬 속에서 춤을 추고 리듬을 맞추면서 화합한다. 마쯔리는 종교의식이라기 보다는 마을의 화합을 위한 축제이다. 

                                                       - 특징 2 -

두번째 특성은 다양성이다. 한자의 발음을 보더라도 하나의 한자나 낱말의 발음이 여러개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반도를 통해서 들어온 한자의 발음과 중국 본토에서 직접 전해진 발음이 상존한다. 인종도 다양하다. 피부색이 흰 러시아계, 검은 동남아시아계, 한반도나 중국에서 건너간 황인종, 태평양 폴리네시아에서 배를 타고 들어온 폴리네시아인종, 홋카이도에 주로살았던 키작은 아이누족, 생김새가 전혀다른 오키나와 인종... 이렇게 다양한 인종이 함께 어우러져 사는 나라도 드물 것이다. 실제로 동경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이나 전차안에서 유심히 살펴보면 다양성을 쉽게 알아챌 수 있다. 그러니 단일민족이라는 것은 새빨간 거짓말이며 일본의 다양성을 부정하는 말이다. 이점은 한국도 마찬가지다. 일본만큼은 다양하지 않을 지라도 순수한국혈통이란 것은 어설픈 민족주의의 우스운 주장에 지나지 않는다.  종교적인 측면을 보더라도 이 다양성은 쉽게 알 수 있다. 흔히 일본사람들은 태어날때는 신사에 가고 결혼은 교회에서 하며 죽을 때는 절에서 장례식을 한다는 우스게 소리가 있다. 교토에 가면 힌두적인 색채가 깊은 유적이 있다. 각 지역마다 서로 다른 신 혹은 성인을 모시는 신사나 사당이 있다. 신의 수는 수 만에 이른다. 이러니 유일신종교인 기독교가 잘 전파되지 않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렇든 일본은 다양성이 풍부한 나라다. 최근엔 획일적인 교육으로 인해 이 다양성이라는 것이 사회속에서 많이 상실되었지만 그 근본은 다양성위에 놓여져있다고 할 수 있다.

             이 두번째 특성과 관련하여 일본에 적응하기 위한 두번째 원리를 도출하자면 그것은 다양성의 존중이다. 일본은 2차세계대전 이후 국민들을 균일화시키는 교육을 해왔다. 개성이란 것이 쉽게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사람마다 그 추구하는 가치, 좋아하는 맛, 멋..등등 모두 다르다.

- 특징 3 -

세번째 특성은, 이중성이다. 이중성이라하면 나쁜 것이라는 이미지가 있지만 여기서 말하는 것은 도덕적인 것이 아니라 구조적인 것이다. 일본인들의  '겉(다테마에)'와 '속(혼네)'의 이중구조는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그리고 이 일본인들의 이중성에 대해서 외국사람들이 이야기할 때 한결같이 나쁜 특성이라고 한다. 속을 알 수 없다느니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니 하면서 비난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 이중구조야말로 인간의 불완전성과 모순성을 해결하는 뛰어난 장치다.  사람 눈앞에서 거절하는 표현을 직접적으로 한다면 어떻게 될까? 확실하게 의사는 전달될 지 모르나, 상대의 감정을 자극하게 되고 칼을 차고 다니는 옛날이라면 금방 목이 달아날 것이다. 혹은 상대를 실망시켜버릴 지 모른다. 상대를 자극하지 않고 나를 보호하고자 하는 의도

- 특징 4 -

네번째 특성은 상대적 가치관을 가졌다는 것이다. 절대적 기준을 강요하지 않고 그때 그때의 상황에 따른다는 것이다. 필자의 다른 글 "   노약자석과 우선석의 차이 - 한일간의 의식의 차이를 보다 - 
"를 참조바랍니다.

- 특징 5 -

다섯번째 특성은 목적이나 효율지향이 아닌 과정 즉 절차지향적이며 보텀업형 사회라는 점이다. 일본은 효율과는 거리가 멀다. 여전히 고비용구조다. 최근 미국의 영향을 받아 효율을 중시하고는 있기는 하다. 효율성에 관해서는 따로 기회를 봐서 글을 쓰도록 하겠다. 쉬운 예를 하나 들어보자. 내가 대학원에서 공부하고 있을 때의 일이다. 연구실에 교수 3명 학생 이십여명이 있다. 그리고 연구실 한 가운데는 커피나 차가 준비되어있다. 이 커피비용을 충당하는 방법에 대해 토론하기 위해 박사과정부터 석사과정의 학생들이 모두 모였다. 과거의 방식은 마실 때마다 얼마간 돈통에 넣는 것이었다. 이를 개선해보자는 것이었다. 매월 일정금액을 내자는 의견, 기존 방식이 좋다는 의견, 개인적으로 따로 사서 마시는 사람이 있으니 그것은 불가하다는 의견 등등 분분했다. 결론은 기존의 방법을 계속 채용하고 지켜보자는 것이었다. 아무것도 변한 것은 없었는데 20여명이 30분이상 투자했다는 것이다. 이 사실만 보면 시간만 낭비하고 아무것도 나아진 것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본 최고수준의 국립대학원 학생들의 시간이 무려 600분(20 x 30분)이나 낭비되었다. 그런데 그 점에 대해서 불평하는 사람은 나 하나 뿐이었다. 일본학생들은 대체로 미팅에 만족한 것 같다. 참 묘한 경험이었다. 그런데 이런 과정이 학생들 모두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심각하게 문제와 해결 프로세스를 공유하는 중요한 절차라는 것이다. 이런 절차를 통해 단결하고 하나의 방향으로 나간다. 결과보다 과정, 효율보다는 전체적인 합의를 중시하는 하나의 예다. 일본에서 살다보면 이와 유사한 일들을 자주 경험한다. 입국관리국에서 구청에서 학교에서 회사에서 그렇다. 언뜻 쓸데없이 보이고 생략해도 될 듯한 것들이 너무 많다. 개발 현장(겐바)에서도 마찬가지다. 왜 그렇게 미팅이 많고 미팅의 결과물은 너무나 적은 경우가 많다. 아무도 불평하지 않는다. 다른 한 예를 들면, 필자가 일본에서 대학진학을 준비하던 20년전의 일이다. 일본어 한 마디 제대로 못해서 눈썰미와 열심으로 식당 안쪽 주방의 일을 도맡아 하던 때의 일이다. 대형 냉장고는 일주일에 한 번은 정리하고 청소한다. 꼼꼼하게 방법과 순서가 정해져있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 나는 시간을 줄이고도 깨끗이 할 수 있는 방법과 순서를 고안해서 청소를 했다. 제안도 했다. 그러나 아이디어가 좋다는 말을 들었어도 결국 채택되지 않았고 예전대로 해달라는 대압이 돌아왔다. 그 식당의 모든 사람들이 그것을 다시 익혀야하므로 쉽지않다는 의미로 들렸다. 방법이 좋고 나쁜 것은 2차적인 문제고 가장 중요한 것은 다른 모든 사람도 그 방법을 공유함으로써 똑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경험의 법칙이 작용하고 있는 듯 했다.

        이 다섯번째 특성과 관련하여   일본에 적응하기 위한 다섯번째 원리를 도출하바면 그것은,  현장에서 불필요한 듯한 절차나 미팅이 많더라도 불평하기 보다는 우선 그것을 존중하고 필요한 절차, 서류, 자료를 꼬박꼬박 챙기고 미팅이 많더라도 인내하고 그 내용을 확실하게 파악해서 내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저것을 필요없는 것이니 기억할 필요가 없다거나 메모를 안 한다거나 하면 당신의 평가는 상당히 낮아진다. 그들의 관찰력은 뛰어나며 후각은 다른 어느 나라 사람들보다 발달되어 있기 때문이다. 쓸데 없는 절차라고 생각하는 순간 당신은 뒤쳐진다. 불만이 맘 속에 쌓이고 팀과 분리되어버린다. 개선을 시도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우선은 그들의 방식을 존중하고 그 팀의 일원이 되어서 익숙해져야 한다. 상당히 익숙해졌을 때 조리있게 그리고 잘 준비해서 제안을 하라. 일본어가 약할 테니 구두로 제안해도 제대로 전달이 안 된다. 문서화 해서 설득력있게 하라. 그들도 기뻐할 것이고 당신의 평가는 올라갈 것이다. 그러면 일본사회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

- 특징 6 -

여섯째 특성은 그들이 예민한 감지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람의 눈을 속일 수는 없다. 특히 일본 사람들의 눈은 속일 수 없다. 귀는 속일 수 있다. 일시적으로. 그러나 눈은 절대 못속인다. 세계에서 가장 관찰력이 뛰어나고 감시시스템이 잘 작동하는 나라다. 이 감시망에서 벗어날 수 있는 외국인은 거의 없다.

             이 여섯번째 특성과 관련하여 일본에 적응하기 위한 여섯번째 원리를 도출해보자. 주의의 눈을 속이려 하지 말 것. 정직하고 성실할 것은 물론이려니와 일을 완벽하게 처리하는 법을 익힐 것. 속도나 아이디어보다 치밀성과 완벽함을 중시할 것.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마지막 일곱번째 특성은 팀웍의 중시다. 위에서 잠깐 언급했지만 팀웍은 중요하다. 조직속의 일원으로 그 한계를 알고 주어진 분량을 알고 제대로 처리할 것을 요구받는다. 강요하지는 않는다. 얼마든지 상담을 통해서 조정은 가능하다. 고민할 필요는 없다. 조직사회에서 중요한 것이 세가지 있다. 일본회사에 들어가서 신입사원교육을 받을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다. 그것은 호렌소 즉 보고(호우코구), 연락(렌라쿠), 상담(소우단)다. 혼자서 책임지고 완결되는 일이 아니라면 또 혼자서 책임을 모두 뒤집어쓰고 싶지 않으면 이 세가지는 반드시 지켜야한다. 아파서 지각했다. 곧 바로 연락해서 늦는다고 연락한다. 쉬어야겠다고 연락한다. 문제가 생기고 해결하기엔 업무부담이 클 경우 현장 감독과 다투지 말라. 상담을 요청하고 조리있게 상황을 설명하고 필요한 것을 요청하라. 그 요청이 무시될 수도 있다. 그러면 다른 루트를 통해서 상담하라. 그에 대한 불이익은 전혀 없을 것이다. 혼자 끙끙거리면 스트레스는 커지고 일이 싫어진다. 전혀상관없느 반일감정까지 마음 한 구석으로부터 일어난다. 그렇게 까지 자신을 방치하지 말아야 한다. 업무보고를 미루거나 생략하지 말아야 한다. 적절한 타이밍에 보고를 하라. 당신이 한 일이 잘못돈 방향으로 지나치게 가서 되돌아오기가 힘들어지기 전에 말이다. 그렇게 하면 당신에 대한 평가는 높아진고 당신은 일본에 살기 쉬워진다.

<본론> 일본의 IT취업 젊은이들의 내일

서론이 너무 길었다. 이제 일본의 IT취업 젊은이들의 내일에 대해 쓰겠다. 

수요는 줄고 공급은 늘었다. 일본기업들은 필요한 기술자만을 취사선택하기 쉬어졌다. 아니 최종고객이라기 보다는 중간에 끼어있는 SI/파견업체 혹은 브로커들의 상황이 좋아졌다. 한국계 기술자들의 수와 파견회사의 수가 급증했다. 공급이 는다는 것은 영업단가가 낮아지고 경쟁은 높아져서 기술자 개인의 수입은 물론 파견회사의 수익구조를 급격히 악화시킨다는 말이다. 도산하는 기업이나 사업을 그만두는 회사가 늘어날 것이다. 혹은 작은 회사들이 통폐합될 가능성도 있지만 한국사람의 특성상 용꼬리보다는 뱀머리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예측하기 힘들다.

이제부터는 '과거와 오늘의 행동이 내일을 결정한다"는 법칙에 서서 '내일'에 대해 기술하겠다.

1. 진짜 실력(종합력)을 가진 사람만이 살아남는다.

실력이란 개발기술능력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경험과 지식은 물론이어니와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위에서 언급한 일본사회의 특성을 빨리 파악하고 적극적으로 적응해나가려는 노력과 적응력이다. 일본어를 제대로 하려면 5년정도는 부단히 노력하고 그 후에도 끊임없이 노력해야한다. 몇 개월이면 일본어를 할 수 있다는 잘못된 가르침과 일본에서 1,2년만 일하면 SE업무도 해낼 정도의 능력이 생긴다는 잘못된 신앙을 버려라. 더 이상 경력위조, 회사의 지원은 통하지 않는다. 홀로 당당히 설 수 있도록 자기자신을 구축해야 한다.

이제 불어닥친 혹한은 진짜 실력을 갖춘 사람과 엉터리를 나누게 될 것이고, 엉터리에게는 기회가 점점 줄어들어 들게 된다. 회사가 만들어준 거짓 경력서를 진짜인양 들고 다니지 말라. 나의 경력은 내가 관리하고 내 경력은 진실하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자신이 아니면 이일에서 떠나야 한다. 적성이 맞지 않다는 것이고 성장할 가능성도 없다는 의미다. 자신을 속이면 결국 자신을 망치게 된다. 오늘 내 경력서를 수정하고 알짜배기 경력서를 만들도록 노력해야 한다. 엉터리경력으로 무장한 엉터리 기술자는 소속회사를 곤란하게 만들고 고객을 곤란하게 만든다. 그 자신 이곳저곳 회사를 전전한다. 그러나 그것도 오래가지 못한다. 진짜가 되라. 짝퉁가방은 가방으로서 기능하나 짝퉁기술자는 설 자리가 없다. 

2. 일본에 양 다리 모두를 걸치는 사람만이 살아남는다.

한국과 일본에 양다리를 걸쳐서는 경쟁력이 없다. 철저히 일본시장에서 통하려면 과거를 버려라. 한국을 잠시 잊어라. 아니 한국에서의 과거를 잠시 잊어야 한다.

흔히 한국에서의 경력을 쳐주지 않는다고 불평하는 모습을 자주 본다. 두 가지 측면에서 한국에서의 경험이 평가절하 된다. 1) 그것이 진실한가?  2) 그 내용은 충실한가?  1)은 도덕적인 의문이고, 2)는 기술경험의 질을 따지는 것이다.

1)의 측면에서 볼 때 우선 무조건 부정된다. 아니 그럴 수 밖에 없다. 한국에서 오랜 경험을 가진 분들조차 일본에서의 퍼포먼스(성과)가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 한국에서의 경험의 양이 진실하더라도 그것이 진가를 발휘하려면 일본에서 2년이상 성실히 일하고 나서의 일이다. 아무리 한국에서 경력이 많더라도 신입과 별반 다름없다. 아니 신입이다.

일본의 특성에 대해 더 많이 이해하고 적응하려고 몸부림쳐야 한다. 한국계 파견회사의 품에 안겨서 양다리 걸친 채 적당히 일하고 언제까지나 변하지 않는 사람은 토태된다. 발전은 멈추고 이 분야의 일을 하는 한 진보는 없다.

2)이 측면에서 보면, 역시 경력의 질을 의심받는다. 한국과 일본의 개발방법과 절차가 다르다. 한국에서는, 특히 소규모프로젝트일수록 기본설계서조차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개발하는 경우가 많다. 결과물은 그럴싸하고 아이디어도 풍부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공유하고 재활용하기에는 가치가 없다. 문서가 없으면 공유는 힘들다. 본인이 작성한 것을 다른 사람이 알 수 있어야 수정이 가능해 진다. 그렇다고 일본의 프로젝트현장의 준비가 완벽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양국의 일하는 방식을 비교할 때 현저히 차이가 나는 것은 틀림없다. 자신이 개발한 것을 코드만 봐도 다른 사람이 알 수 있도록 하며 필요하면 적극적으로 문서기록을 남겨야 한다. 그것이 설계든 테스트든 상관없다. 팀(조직)속의 일원으로 일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3. 일본의 직장환경을 이해하고, IT업무가 3D업종이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자가 살아남는다.

유감스럽게도 대학을 졸업하고 얻은 첫 직장이 '(한국계)파견회사'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본의 직장환경에 대해 체험할 기회가 없고 알 도리가 없다. 신입직원교육을 제대로 받아본 적이 있는 사람은 전무할 것이다. 일본회사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이해한다. 인간관계의 복잡성, 경쟁, 보이지 않는 시기와 암투...그리고 잔업비 안나오는 잔업. 잔업비가 나오는 것은 정시에 퇴근하는 사무직뿐인데 그 나마 사무직은 파견이 대부분이다. 일반직의 경우 연봉제라는 허울좋은 이름하에 잔업수당이 없다. 대부분 10시까지 일한다. 아니 더 늦게까지 일한다. 잔업수당이 연봉에 포함되어 있다는 식이다. 파견직으로 일하니 그나마 잔업수당이 나오는 것이다. 잔업에 대해서는 말이 많다. 아니 잔업의 생산성에 대해서 말이 많다. 능력이 없어서 잔업이 늘어나는 경우 그것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정말 IT가 3D업종인가? 나의 대답은 '글쎄'다. 일반회사이 경우 필요하면 스스로 일요일에 출근해서 일하는 사람도 많고 월간 근무시간은 200시간은 간단히 넘어서기 때문이다. 일의 부하로 따지자면 모든 업종이 3D다. 다들 힘들게 일하며 살고 있다. 나만 착취당하고 있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나만 오랜시간 일하고 있다는 생각도 버려야 한다. 나만 한시간 넘게 통근하고 있다는 불평을 버려야 한다. 일본사람들의 평균 통근시간은 왕복 3시간은 될 것이다. 한국기술자들은 1시간만 넘으면 불평하고 꺼려한다. 너무 편한 것만을 추구하지 말아야 한다. 이 일본이라는 사회가 그렇게 생겨먹었으니까 말이다. 같은 겐바(파견현장)에서 그대가 200시간을 일했다면 일본직원은 250시간 했을 지 모른다. 건강상 힘든 경우를 제외하고 더 이상 편한 것을 찾아서는 안 된다. 물론 사람마다 가치관이 다르고 삶의 방식이 다르니까 자기 책임하에 살면 되지만 말이다.

4. 글로벌경쟁력이 강한 사람에게 기회는 많다.

일본에 적응하기 위해서 몸부림치라고 앞서 말했다. 그것과 이것은 모순되지 않는가?

아니다. 일본에 적응해서 일본인과 동등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은 쉽지는 않지만 반드시 넘어야할 산이다. 그러나 '패자부활전'에서 살아남는 내가 아닌 '비전있는' 나를 만들려면 그것만으로도 부족하다. 일본어가 어느 정도 되면 영어에 도전하라. 중국어도 좋다. 점점 중국으로 일이 넘어가고 있으니 브릿지SE의 필요성이 커질 것이다. 한국과 일본의 가교역할의 기회는 거의 없다. 그 쪽은 기대도 하지 말라. 실망할 뿐이다.

5. 전공과 부전공을 갖춘 사람에게 기회는 많다.

한국에서 교육을 받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COBOL을 익히면 일할 기회가 늘어난다고 해서 모두 들은 척도 안 할 것이다. 구세대의 유물을 누가 공부하려고 하겠는가? 95%이상이 Java교육에 올인했다. 그 결과 공급과잉과 기술분야의 편중을 나았다. 이제는 한 가지만으로는 먹고 살기 힘들다. 어지간히 일본에서 경력을 ?고 명실공히 SE가 될만한 수준에 이른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한 가지만으로는 살 수 없다. COBOL을 익혀도 5년 아니 10년은 먹고 살 수 있다. 시장이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데이터베이스, 네트워크, 서버 등 다른 기술을 부전공으로 갖추고 있으면 기회는 늘어난다. 파견업무의 특성상 할 수 있는 종목이 많으면 그 만큼 대기시간을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6. 눈을 조금 낮추면 일할 기회는 많다.

요즘은 하나같이 Java만 공부해서 오기 때문에 당연히 개발자로서 경력을 쌓기를 원한다.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그렇지만 급여는 싸고 일은 단순하지만 눈높이만 낮추면 시스템감시/운영업무는 많다.

7. 일을 떠난 시간을 잘 활용하는 사람이 성공한다.

대부분 지금 하는 일이 힘들다고 생각한다. 사실 힘들지만 다른 일본사람들보다 더 힘든 것은 없다. 외국인이라고 더 일을 심하게 시킨다고 생각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주말과 일요일을 잠만자거나 한국드라마시청으로 떼우는 것보다는 베낭을 둘러메고 돌아다니며 일본이란 나라를 입체적으로 체험하고 즐기면 사는게 신난다. 사실 한국보다는 사는 것이 재미없다. "천국은 무료하고 재미없다'는 말이 있다. 모든 것이 잘 짜여져 있고 치안은 나빠지고는 있지만 세계에서 높은 수준이다. 돈 보다는 삶의 내용 즉 삶의 질을 확보하는데 주력하면 사는 맛을 느낄 수 있고 오랫동안 일본에서 살 가능성이 크다. 일본사람들과 어울릴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내일의 희망과 비전에 대하여

이렇게 써놓고 보니 아직 2%가 부족하다. '비전'이나 '희망'에 대해서 뭔가 다른 메세지가 있어야하는데 이것만은 자신이 없다.

그러나 여기서도 "꿈은 이루어진다"가 슬로건이 된다. 내가 아는 어떤 사람이 있었다.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다 군 복무를 마치고 일본에 왔다. 제대로 인사도 못하는 바보같은 모습의 유학생. 식당에서 630엔이란 시급에도 열심히 그릇을 닦고 때로는 노가다판에도 나가곤 했다. 시간이 있으면 일본어를 공부하고 일본 사람에게 뒤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집에 돌아오면 3조짜리 방이 기다리고 있다. 샤워도 없다. 너무 일에 지쳐서 씻는 둥 마는 둥 방에 쓰러져서 아침까지 잔다. 아르바이트하면서 받은 스트레스로 잠을 설치고 악몽도 꾸고 가위까지 들리면서 그렇게 살았다. 대학에 진학했다. 여전히 아르바이트는 계속 해야했고 때로는 급전(?)이 필요해서 노가다고 마지않았다. 그런 그가 졸업식장에서 단상에 올라 큰 상을 받게 된다. 나중에 그 사람에게서 들은 것인데 그는 "대학에 들어가지 전부터 그 장면을 맘 속에 그리고 있었고 한 시도 잊은 적이 없다"고 대답했다. 꿈은 구체적이어야하고 그것은 늘 맘 속에 살아있어야 한다. 그럴 때 그 꿈은 추진력이 되고 모든 장애를 극복할 에너지가 된다. "꿈은 이루어진다"는 진리이다. 그 후 그는 일본 최고수준의 대학원을 졸업했고 한국에서 대기업에 들어갔다. 외국기업에서도 충분한 대우를 받으며 한 업무의 책임자로서 일했다.

이 2%는 개인의 몫이다. 비전이 없다는 말은 비전을 갖고 있지 않다는 말이다. 그 책임을 회사나 사회에 물어서는 안 된다. 오늘 바로 비전을 스스로 만들고 추진해야 한다. 그 책임은 100%로 개인의 몫이다.

한국인 젊은이들에게 지금 불고 있는 겨울바람은 기회다. 다시 한번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고 패배자로서 등을 떠밀려서 이곳에 온 것이라면 이제는 이 기회에 자기자신을 재정립하고 새출발해야 한다. 한국정부를 원망해도 지금의 상황을 한탄해도 답은 나오지 않는다.

나의 강점이 무엇인가, 나는 무엇으로 이 세상에 공헌할 수 있는가,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라. 강점을 살리고 세상을 바꿀 공헌을 작은 것부터 하고, 하고 싶은 것에 미쳐라. 시간이 아까울 것이다. 남을 원망할 틈도 없을 것이다.

오늘 돌아가는 길에 계단이나 역 플렛폼에 떨어져 있는 빈 깡통을 주워서 쓰레기통을 찾아서 버릴 맘의 여유가 있다면 일단 가능성은 있다. 그 누군가를 다치게 하지 않겠다는 마음 씀씀이가 있는 사람이라면 훌륭한 동경시민이다.

일본에 먼저 와서 조금 더 오래 산 선배로서 조금은 도움이 되는 글이 되었으면 너무나 감사한 일이다.

"나는 무엇으로 세상에 공헌할 것인가?를 생각하라 " - 피터 드러커 -

 원문 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220214.html